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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알게 된 사실 하나

category 일상 2012. 3. 12. 01:22
우리 부모님께서는 장사를 하시는 터라 집에서 나를 돌봐줄 시간이 없으셨다.
이미 유치원 시절부터 수업이 다 끝나고 집에 가면 항상 혼자였다.
그 때는 인터넷이고, TV고 재밌는 게 없었기 때문에 항상 친구들 집에서 밥 얻어먹고, 친구들하고 놀면서 지냈다.
아마 이때부터 자립심이라는 게 길러졌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초등학교도 들어가고, 중학교, 고등학교도 다니게 되면서 집에 혼자 있을 때 정말 싫은 게 있었다.
'적막함'을 느끼는 것.

이 적막함이라는 요소가 가져다주는 건 쓸쓸함, 외톨이, 혼자 있음이라는 것에
슬픔, 우울함이라는 요소도 내포되어있는 느낌이 들게 되어서 혼자 있을 때 항상 하게 된 행동이 생겼다.
그건 바로 '적막함 지우기'.

방법은 간단하다. 소리를 빈 공간에 가득 채우면 된다.
그럼 어떤 소리냐. 바로 웃음 소리이다. 웃음 = 혼자있지 않음 = 적막하지 않음과 같은 식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비디오 테이프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등을 녹화해서 매번 반복해서 틀어놓는 것이다.
굳이 위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만화, 영화(집에 있던 의천도룡기, 나홀로 집에 등)를 틀어놓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이 행동은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짓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참 웃긴 건, 이 행동이 나만 하는 행동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동질감과 아쉬움이란. 참 웃기고 어이가 없더라.

그나저나 이제부터는 이런 습관을 좀 버려야겠다.
뭔가 가슴속에서 꿈틀대는 것 같다. 그냥 틀어놓은 걸 보게 되고, 그걸 그냥 멍하니 그런채로 있게 되고,
그럼 시간은 무의미하게 소비되고, 그럼 난 이런 이유로 또 좌절하고...
무한루프가 되어버린 것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이런 똥글이라도 배설하면 참 좋을텐데...

이제부터 하나씩 뭔가 바꿔나가야 겠다고 생각하는 시간이다.

ps 뭔가 시작과 끝이 허무하고도 매끄럽지 못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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