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 잡힌 도싸 라이딩.
이번에는 좀 더 긴 경로를 달리는 것 같아 참석하기로 예약.
브라더스 팀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라이딩에 참석하기로 해야할 것 같다고 알렸는데
알고보니 효성형님 휴무 요일이 바뀌어서 일요일날 탈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하셨다.
어쩔 수 없이 다음에 금, 토에 탈 수 있는 날이면 한 번씩 여쭈어보고 같이 타야겠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도 먹고 장비도 챙겨 출발한다.
살방살방 밟으면서 가고 있는데 경산 어디쯤엔가에서 도싸 모임가냐며 물어본다.
알고보니 김진만님이셨다. 나랑 같은 첼로 엘리엇.
같이 살방살방 밟으면서 영대 정문에 도착. 대부분이 나와계셨다.
도착해서 인사하고 얼마 안있으니 저쪽에서 신애남푠님 오신다.
번짱 백승철님, 김갑진님, 김진만님, 박해영님,
문광호님, 이성욱님(신애남푠님), 안성훈.
이렇게 7명이서 출발한다.
오늘도 역시나 영대 뒤쪽으로 하여 나도 모르는 길을 앞사람을 보며 살방 페달링을 한다.
아직 나는 두 번째라 잘 몰라 다른 분 장비 구경하며 조용히 페달링을 한다.
오늘 첼로는 세 명이다. 허허...
경산여자전산고등학교 주변 편의점에서 대기를 한다.
최경환님께서 합류해야 되는데 번짱님과 통화가 안된다.
임시 총무인 내가 뽑혀 호루 회비 거두고 냉커피 마시면서 기다린다.
통화가 도저히 안돼 결국 출발하려고 했으나 사거리쯤에서 누군가 발견.
경환님이셨다. 이래저래 번짱님과 얘기를 나누고는 금새 출발.
일렬로 적당히 속도를 내며 달린다. 그러다가 어느시점부터 누군가 땡기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 속도에 맞추어가는줄 알고 앞만보며 땡겼는데 뒤를 보니 없다.
세 명 정도 있던 걸로 기억한다. 로테이션 해가면서 달렸는데 내가 앞으로간 시점이
언덕이 시작하는 시점이다. 모두 뒤에 붙어오는줄 알고 케이던스 높이며 올라갔지만
잉......점점 멀어지네. 아, 나도 모르게 오버페이스 밟았나보다. 숨이 좀 가쁘긴 했다.
어쨌든 언덕에서 내가 가져온 보급품 먹으며 좀 기다린다.
그룹이 모두 차고나서 다시 다운힐을 하여 평지에서 속도를 낸다.
다시 운문댐 바로 직전 업힐이 보인다. 거기서 같이 올라가다가 내가 좀 땡겼다.
막 올라가는데 어느 순간 누군가 뒤에 붙었다.
그상태에서 난 케이던스를 유지하며 계속 올라간다.
결국 정상에 올라가보니 뒤에 붙은 분은 이성욱님이셨다.
그분은 숨도 가쁘지 않으신 것 같았다. 아차 싶었다. 오늘도 큰일났구나.
다시 그룹이 채워지고 다운힐을 하여 휴게소에 들어왔는데 거기에 또 한 분이 계셨다.
빨간색 산티니를 세트로 갖춰입으신 명호님. 성은 솔직히 모르겠다.
다음에 만나게 되면 한 번 물어봐야지.
합류하신 분들 회비도 받고, 화장실도 갔다오고, 물도 챙겨먹고는 다시 출발한다.
이제부터 진짜다. (근데 초반에 너무 땡겼다. 솔직히 좀 힘들었다.)
운문령을 향해 가는 으은~~~~그은~~~하안~~~ 언덕.
앞쪽분을 향해 최대한 붙어서 간다. 여기서부터도 또 로테이션이 시작된다.
다들 대단한 건 일단 나이가 좀 있어보이시는 분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는데
체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거다. 이런곳에서 타는 것도 축복이라 생각하며 페달링을 한다.
오늘 날이 많이 더울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물이 엄청 들어간다.
페달링을 계속 하면서 슬슬 펜션도 많이 보이고 계곡도 많이 보였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하면서 페달링을 해보지만 벌써부터 지쳐간다.
물도 많이 먹고싶은데 물은 충분하지가 않다.
하지만 벌써 앞쪽에 이성욱님, 김진만님, 김갑진님 앞서서 달려간다.
어쩔 수 없다. 살방살방 올라가는 수밖에.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페달링을 꾸준히하며 올라간다.
오르다오르다 미칠것 같지만 그래도 올라간다. 진짜 빡시다.
미칠 것 같다. 지난 번 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오늘 안땡기기로 했는데 내가 왜 그랬지 하며
후회해보지만 벌써 늦었다. 난 바본가. 하여간 계속 오른다.
어쨌든 오르다보니 정상이다. 하아~ 살겠다.
겨우 자전거 세워놓고 잠깐 쉬는데 저쪽에 물 채우는 곳이 있단다.
거기서 물 채우고 얼른 마시는데 마른 모래에 물 부어버린 것 마냥 그냥 쭉쭉 들어간다.
다시 물 가득채우고 자전거로 오니 일행이 거의 다 올라왔다.
그만큼 내가 굉장히 페이스가 느려졌다는 게 증명이 됐다.
다음부터는 초반에 절대 땡기지 말아야지.
내려가는 다운힐은 상당히 위험하다. 급격한 커브가 많기도 하고,
바닥도 세로로 줄이 있어서 조향이 힘들다.
조심조심 내려와서는 지난 번 좌회전하는 그곳에서 그냥 무시해버리고는 직진을 내려간다.
어찌어찌 가보니 그곳이 가지산이란다.
계속하여 달려가니 휴양림처럼 보이는 그런 은근한 언덕이 있다. 이런거 별로 안좋은데.
나름 휴식을 하면서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지루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진다. 저 앞쪽에는 다른 분들 엄청 계시고, 나와 이성욱님 둘이서
앞쪽 무리들 10m 정도 거리를 벌려 겨우 따라간다. 가까스로 따라가는데 이성욱님께서
배고프다며 먼저 가라 하신다. 나는 겨우겨우 따라가는데 끝도 없는 언덕이다. 미치겠다.
그래도 간다. 어쩌겠냐. 계속 간다. 계속. 계속. 뭔가 팔조령 같은 느낌이다.
빡시지도 않은, 그렇지만 경사도가 어느정도 있는 애매한 언덕. 가자. 가자. 또 가자.
가다보니 식당과 뭔가를 팔고 있는 가게에서 쉬고 있는 형님들이 계신다.
승철님께서 이리 오라며 손으로 부르신다. 끝이구나.
얼른 가서는 자전거 세워두고 앉아서 약초물 받고 콜라 마시고 잠깐 쉰다.
뒤에 안따라왔어요? 예, 뒤에 전혀 안보이던데요...하며 일행분들 기다려본다.
이래저래 기다려보니 해영님, 경환님, 성욱님, 광호님 모두 도착하셨다.
성욱님. 아침도 못드시고 보급품도 없어 결국 중간에 빠지겠다 하신다.
어쨌든 식사는 하고 가야안되겠느냐며 길고긴 다운힐을 끝내고 식당에 들어간다.
일반 식당인 것 같은데 참 푸짐하게도 나온다.
시락국에 이런저런 반찬. 그냥 조용히 흡입한다.
수면대 구멍에 물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음식물이 모두 빨려 들어간다.
나는 반 공기를 더 먹고서야 살 것 같은 느낌에 배를 문질렀다.
성욱님을 뒤로하고 모든 인원은 다시 페달링을 한다.
날이 많이 뜨겁다. 앞으로 매점까지 어떻게든 땡겨야 한다.
거리도 거리고 뜨겁기도 뜨겁고 도로가 산업도로라 무조건 땡겨야한다.
일단 초반에 무리를 잘 지어 땡겼는데 점심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배도 좀 땡기고 힘도 안들어가더라. 결국 중도 포기.
그냥 나 혼자 탄다. 결국 가다가다 뒤쪽 갑진님과 해영님과 합쳐서 타게 됐다.
적당한 속도로 계속 타다가 사거리 매점에서 휴식.
물, 음료수, 쭈쭈바, 양갱. 모두 흡입하고 다시 출발.
아마 여기서부터 매전까지 가는걸로 기억한다.
이때는 너무 힘들었다. 엉덩이도 많이 아팠고 힘도 안들어가더라.
게다가 중간에 펑크가 나버려서 20분 정도 지체했던 걸로 기억한다.
타이어에 뭔가 찔린 게 아니고 기압이 높아져 안쪽에서 터진 것 같다.
퓌슈욱...하는 소리로 순식간에 바람이 빠졌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했다.
(포스팅하는 오늘 튜브를 확인해보니 점으로 찔려서 펑크난 게 아니고
+모양으로 찢어져서 바람이 빠진거였다. 기압을 너무 높게 해놨나...)
어쨌든 어쩌지...하면서 100m 정도 달리니 매점에 계시네.
또 쭈쭈바 다먹고 음료수 좀 마시고 물 채워서 다시 달린다.
긴~~ 언덕이 보인다. 그냥 올라간다. 살방 페달링을 하면서.
언덕 꼭대기에서 또 휴식이다. 캔음료수 하나씩 다 마신다.
거기서부터 진량까지 얼마 안남았다. 그런데 좀 뭔가 이상하다.
내 앞 휠이 꿀렁꿀렁한다. 길고 다소 얕으면서 일자로 뻗은 내리막에서 유심히 봤다.
내가 브레이크를 안잡는데도 브레이크슈에 자꾸 휠이 닿는다.
엉? 뭐지, 휠이 망가졌나? 아, 그럼 또 돈나가게 생겼네...
출발하기 전 경환님 기다리며 대기했던 편의점에 도착했다.
얼른 휠을 보니 휠이 문제가 아니라 타이어가 문제였다.
벌써 5000~6000km 정도 탄 순정 슈발베 타이어가 많이 닳은데다가
오늘 고온의 도로를 고속으로 타다보니 고무의 열화로 인해
수명이 빨리 앞당겨진 것 같다. 형님들께 여쭈어보니
그거 빨리 바꿔야 된다고 하신다. 그리고는 슈발베는 쓰지말고 사천성 쓰라 하신다.
냉커피 마시고 영대로 회복라이딩으로 살방살방 페달링한다.
그리고는 어느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빵~ 하는 소리와 함께 내 타이어가 찢어졌다.
헐...예전 만진형님. 팔조령 다운힐 할 때 생각난다.
다행히 나는 다운힐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길가로 자전거 모두 세워두고 만진님께서 튜브 새거를 기꺼이 주신다.
길가에 있던 담배갑 쪼가리로 타이어 찢어진 곳에 갖다대놓고 튜브 넣고
펌프질해서 임시조치를 취한다. 집까지 겨우갈 수 있게 됐다.
살방살방 밟다보니 어느새 영대 정문에 도착.
거기서 모두들 인사를 하고 해영님과 나만 지하철로 점프를 했다.
혜영님의 스케이트 인생사. 처음으로 들어봤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범어역까지 이리저리 이야기를 하고는 난 결국 집까지 살방살방 왔다.
초반에 너무 땡겨서 나중에 체력이 후달리니 미치겠더라.
그리고 승철님께서 토크위주로 타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어떻게 훈련해야할지 좀 여쭈어봐야겠다.
앞으로는 절대! 네버! 초반부터 땡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