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적당히 흐리고, 바람도 선선한 게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브라더스에 8시까지 도착했지만 실제로 출발한 건 9시.
경로는 팔조령 -> 헐티재 -> 브라더스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사이클 팀과 MTB 팀은 헤어져서 서로의 경로를 달리기 시작.
출발하고 나서 평지는 모두 1자로 쭉~ 달렸으나 가창으로 가면서 언덕이 나오기 시작하니 선두그룹과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어찌어찌 팔조령까지 도착하여 팔조령 휴게소까지 쉬지않고 페달링. 이전까지 운동했던 게 헛된 일이 아니었다.
속도는 느렸고, 허리도 아팠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안걸려서 도착하였다. 휴게소에서 돈수 형님의 보충제를 얻어먹고는 다시 출발.
다시 헐티재 앞까지 쉬지않고 라이딩을 했으나 초반에 너무 땡기는 바람에 갈수록 평속이 떨어졌다.
초반에는 30~35 사이까지 나오더니 나중에는 30, 그리고는 25까지도 속도가 떨어졌다.
헐티재 앞까지 모여서는 회장님께서 사주시는 감주를 먹고 체력 충전.
팔조령 이후 너무 땡겼나? 입구부터 퍼져서는 천천히 페달링을 해서 꾸역꾸역 올라갔다.
속도는 안올라갔지만 그냥 꾸역꾸역.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천천히 올라갔다.
앞서가던 고등학생 경환이가 걸어가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내리고 싶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아서...
하지만 걷는 건 등산이다. 난 자전거를 타고 왔으니까 어떻게든 자전거를 타고 가야지.
약간 앞서가면서 진짜 미친듯한 정신력(?)으로 꾸준히 올라가다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지점에서는 멈춰서서 그냥 주저 앉았다.
헉헉이 아닌 훡훡하는 정도로 숨을 내몰아쉬며 산소를 보충했다.
허리도 너무 아프고 근력도 많이 손실되어서 더 쉬려고 했지만 젊은 사람들아 빨리 일어나서 타라는
회장님의 말에 얼른 일어나서 페달을 밟았다. 허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도 밟았다. 내리고 싶었지만 또 밟았다. 미치게 내리고 싶지만 절대 안된다. 무조건 밟았다.
결국 헐티재 휴게소에 도착하여서는 앉아서 쉬었다. 아...허리가 정말 끊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 모를 쾌감이 온몸을 감쌌다. 아......이 맛이지. 그래 이 맛이야.
다시 브라더스까지 달려야 했다. 헐티재의 내리막은 내 속도로 대략 10분 정도를 쭈욱 내려가야한다.
초반 헤어핀이 위험하지만 나머지 부터는 약한 커브에 얕은 내리막 또는 평지라 속도감이 장난 아니다.
내 속도로는 시속 60km까지 나왔다. 쭈욱 내려가서는 다시 가창을 지나 수성못 네거리에서 대구은행 네거리까지 쭈욱 직진.
중간에 파라마운트 팀으로 보이는 시커먼 싸이클 부대가 보였지만 난 내 자전거를 타고는 페달을 계속 밟고,
결국 브라더스에 도착. 몇 걸음 걸어보니 아...내 다리가 풀렸다는 걸 느꼈다.
삼겹살을 외치던 회장님의 덕으로 모두 삼겹살을 기대했으나 찾아간 가게 세 군데 모두 문을 열지 않아,
결국 육회비빔밥에 맥주로 점심을 든든히 마쳤다. 이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클릿을 교체받고는 집에 왔다.
잠시 앉아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한 시간동안 자버렸네?! 엄청나게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점심먹은지 2시간도 안됐는데 배가 고픈 건 또 뭐지? 결국 국수를 한 그릇 말아먹었다.
생각해보니 오늘 빡시게 달렸긴 달렸는 모양이다.
거기에 내가 생각보다 잘 달렸다는데 스스로 만족을 했다.
확실히 옛날과는 차원이 달랐으니...
나중에 자전거도 바꾸고 체중도 더 줄이면 선두그룹에 들어갈 수 있을라나?
많이 노력해야겠다. 이제는 쉬지말고 집에서 롤러도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