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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대구체육회 여자사이클팀과의 라이딩 이벤트가 찾아왔다.

이래저래 사진도 찍어야 하니 일주일 동안 야식도 참아가며 최대한 슬림하게 보이고자 노력도 했다.

슬퍼3


오늘의 코스는 작년과 똑같지만 삼성현재 정상까지 찍는 그런 코스였다.

올해는 브라더스에서 효성형님과 현만형님까지 참가하여서 더 재밌으리라 예상해본다.

(원래 기환삼촌까지 참가하시려고 했는데 근무중 다리 부상으로 불참하게 됐다.)


아침일찍 일어나 밥도 챙겨먹고 자전거도 깨끗하게 닦는다.

룰루랄라~ 아~ 기쁘다~

(아닛! 네덜란드가 5대 1로 스페인을 바르다닛!)

9시까지 도착이라 적당히 시간맞춰 집에서 출발한다.

집에서 만촌자전거경기장까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살방살방 가...........려고 했는데

막상 두산오거리부터 땡기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땡기게 되어 있다.

여차저차 해서 도착한 만촌자전거경기장.


도착하니 체고학생들이 훈련을 받기 위해 몸을 풀고 있었고,

김형일 감독님과 다른 스탭분들이 현수막을 달고 계셨다.




▲ 열심히 설치중이신 분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 에너지바와 단백질 음료를 나눠주기 전 세팅하고 모습.




▲ 그...무슨 사장님 자전거인데. 그 분 성함과 샵 위치를 잘 모르겠다.

내가 아직 인맥이 짧아서...허허...




▲ 효성형님의 파리스. 그 오른쪽은 내 카레라.

효성형님의 물품 관리는 정말 말이 안나올 정도로 대단하시다.




▲ 거치해놓은 자전거를 이래저래 찍어봤다.




▲ 같은 클럽에 있으신 현만형님.

내가 브라더스에서 빡시게 탔는게 2년이 넘었는데 처음으로 같이 타게 됐다.




▲ 싸이클로 넘어오면서 피나렐로 마벨과 뱅퀴시 50의 조합으로 타신다.


우리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김형일 감독님께서 벨로드롬 관중석으로 이동하자고 하신다.

잠깐 소개도 하고, 정보도 주기 위해.




▲ 훈련중인 학생들의 모습과 열강을 하고 있으신 김형일 감독님.


이런저런 정보 알려주신다.

이럴 때 내빼면 나중에 가서 후회한다.

쪽팔린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면 된다.


나 : 여기(벨로드롬) 한 바퀴는 몇 미터인가요?


김형일 감독님 : 아주 중요한 질문하신겁니다.

정확히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333.333333.....미터가 나옵니다.

세 바퀴를 돌면 1km로 퉁쳐서 계산합니다.

그래서 저기 바닥을 보시면 검은색 선이 있는데요.

우리끼리 하는 말로 검은색 선을 물고 달리려고 엄청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선 바깥쪽으로 타면 안좋냐? 그건 또 아닙니다.

올라가서 가속하면서 내려올 수도 있어서 공략하는 것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뭐라 하셨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내가 질문하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거기에 덧붙여 내가 또 질문한다.


나 : 그럼 여기 평일에 들어와도 되는건가요?


김형일 감독님 : 네! 됩니다. 저기 관중석에서 고기 구워드셔도 돼요.

슈퍼맨

단 경기장 안에 들어가시는 건 안됩니다.

감사


난 평일에 마음대로 들어오면 안되는줄 알았는데 그건 상관이 없는 것 같더라.

나중에 한 번 애들 데리고 와봐야겠다.

이런저런 얘기를 끝내고는 다시 바깥으로 나간다.




▲ 정식으로 소개를 하는 김형일 감독님.


작년에 처음 뵈었을 때 느끼는 거지만 굉장히 유머러스하시고,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말만해도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이어지는 선수 소개!




▲ 싸이클 좀 좋아한다면 누구나 다 아는 구성은 선수.

오늘은 몸살기운이 있다 하여 자전거를 타지 않으려고 했으나 감독님의 권유로 타게 되었다.

역시 프로Gu나 생각했다.




▲ 팀의 유일한 유부녀 손희정 선수.

손은주 선수(동생)와 쌍둥이 자매로 같은 팀에서 선수로 활동중이다.

자주 보지 않으면 누가 손희정 선수이고 누가 손은주 선수인지 헷갈리겠더라.


그런데.................................................

손은주 선수 사진을 못찍었다.

왜 못찍었지.................................................

난 뭘한건가.................................................




▲ 팀의 막내 최지혜 선수.

작년 김수현 선수가 은퇴를 하면서 들어오게 된 선수이다.

처음 봤을 때는 음...뭐 선수라고 하니 20대 초반 안되겠나 싶었는데.

브라더스 멤버인 고3 지연이 왈.

저랑 갑이고 생일 11일 빠른 최지혜 선수요?

저랑 갑이고 생일 11일 빠른 최지혜 선수요?

저랑 갑이고 생일 11일 빠른 최지혜 선수요?

저랑 갑이고 생일 11일 빠른 최지혜 선수요?


사진이 굉장히 안받는 타입이라 생각했다.

굉장히 앳되보이고, 예쁘고, 그냥, 뭐, ㅅ..사....사.......사탕드세요. 당떨어지면...


소개가 끝나고 원포인트 레슨이 시작됐다.

누가 봐도 정말 오래된거라 생각할만한 평롤러 두 개를 앞에 가져다 놓았는데

하나가 고장이 났는지 드럼이 회전하지 않아서 하나만 가지고 짧은 강의가 시작됐다.




▲ 모델은 최지혜 선수, 선생님은 김형일 감독님.


동호인들이 라이딩하면서 아쉬운 몇 가지를 짚어주셨다.


1. 발목(≒ 페달링)

페달링을 하면서 발을 끌어올리는 시점에서 발을 너무 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쪽 근육만 쓰게 되므로 좋지 않다는 것.

발목을 적절히 들어야 엉덩이, 허벅지 아래, 위쪽 근육을 모두 써서 효율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나는 빡세게 타기 시작하면서 사장님의 강습(?)에 따라 발목을 거의 안든다는 생각으로.

그냥 니은(ㄴ)모양으로 계속해서 탔다. 이렇게 타다보니 이게 몸에 익었는지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발목이 크게 들리지 않는다.

(사실 크게 들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막상 동영상 찍어보면 살짝 들린다. 그런데 이정도가 좋다고 사장님께서 그러셨다.)

나중에 헤리티지 멤버들과 같이 타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페달링 좋다고 칭찬도 많이 해줬다.


이정성(샘님) : 와~ 페달링 되게 신기하게 하시네요~ (2013년 헤리티지 아침반 훈련 후 복귀 도중 - 막상 써놓고 보니...이건 칭찬 맞나?)

조민근(몬스터) : 보통 사람들 보면 싯포 간지다 뭐다 해서 싯포스트 엄청 높여서 타는데요.

형은 싯포스트도 그렇게 안높고, 페달링 하면서 발목도 많이 안들고. 자세가 굉장히 좋으신 것 같아요.

(2013년 헤리티지 아침반 팔조령 업힐 도중)

내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도 내 페달링이 좋다는 평도 있고...


이주동 사장님. 고맙습니다.

홧팅2


2. 손목(≒ 그립 자세)

손목이 니은(ㄴ)자 모양이 아니라 (/)와 같이 팔과 손목을 일자로 쭉 펴라고 하셨다.


3. 고개

이건 선수와 동호인의 차이로 어쩔 수 없는 건데, 선수는 약속된 장소에서 약속된 플레이를 하므로

시야 확보가 도로에서 타는 동호인에 비해 약간 좁아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고개를 굳이 높이 들지 않고 약간 낮춰놓고 앞 자전거의 뒷바퀴를 보는 정도만 돼도 괜찮다는 게 감독님 말씀.

그러나 동호인의 경우는 도로에서 주로 타니까 시야확보에 크게 신경써야 하므로 선수들 보다는 약간이지만 고개를 들어야 한다는 얘기.

나도 장시간 타다보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근육통이 좀 있었는데 고개를 약간 낮추고 눈을 좀 치켜뜨는 방식으로 자세를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 말씀은 이거랑 좀 달랐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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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댄싱 자세

낙현이의 질문이었는데 댄싱은 어떻게 해야 되냐는 질문이었다.

그러자 페달링을 무겁게 하여 가볍게 댄싱을 치는 최지혜 선수.

(평롤러에서 댄싱치면서 좌우로 많이 흔드는 건 정말 위험하다. 안그래도 미끄러운데...)

자전거를 좌우로 흔들 때 손목만 까딱거리며 흔드는 게 아니고

손목에는 힘을 주고 팔로 왔다갔다 하라는 그런 의미의 말씀을 해주셨다.


5. 무릎

페달링을 하면서 무릎이 일(一)자를 이루어야 하는가.

아니면 약간이지만 프레임 안쪽으로 닿는다는 느낌으로 사다리꼴 모양이 되어야 하는가.

나의 질문이었다. 당연히 일(一)자가 좋다는 것이다.

그래야 무릎...하고 어디였더라. 하여간 무리가 안간다고...


원포인트 레슨이 끝나고 주의사항에 대해 얘기를 해주셨다.


- 오늘은 자신(김형일 감독님)의 통제에 반드시 따라줄 것.

- 차선은 절대 넘지 말 것.

- 라이딩 도중 사진은 찍지 말 것(정지 신호에서는 괜찮음!).

- 대열을 흐트리는 행위(혼자 땡긴다거나 하는 것)는 절대 금지.

- 바퀴는 좌우로 겹치지 않게 항상 앞뒤로 라이딩.


이정도였다. 이 말을 듣고나서 잠깐 화장실도 갔다오고, 단백질 음료도 마시며 보충을 했다.




▲ 라이딩 시작하기 바로 직전.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




▲ 우연의 일치인지 작년과 마찬가지로 낙현이는 내 앞.




▲ 잠깐 빨간불에서 현만형님.




▲ 또다시 잠깐 기다리며 뒷사람들 도촬.


영남대를 지나쳐 남성현재로 향하는 길.

아무말없이 쭉쭉 나아만갔다.

잠깐이지만 옆에 최지혜 선수도 있었는데.

말이라도 좀 걸어볼걸. 어흡.


남성현재 업힐이 시작되기 직전의 다운힐에서부터는 각자 기량에 맞춰서 알아서 올라가라는 말이 들렸다.

IAM저지를 입으신 분들이 먼저 지나가겠다며 쭈욱 앞으로 나가길래 피라도 빨아보자며 나가려고 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든 분들이 뒤에 붙는 느낌이더라.

그러면서 업힐이 계속 되었다. 예전에는 이거 올라가는 거 죽겠더니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나도 옛날에 비해 많이 늘었는갑다. 어쨌든 RPM을 유지하면서 앞에 분들 뒤에서 피를 쫄쫄 빤다.

그러다가 효성형님 은근 앞으로 나가시길래 뒤따라간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내가 그냥 쭉쭉쭉 나간다.

그리고는 정상 탈환. 그리고 이어지는 사진 촬영.




▲ 효성형님.


정상에서 어느 고마우신 분께서 모든 라이더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쐈다.

쭙쭙쭙 쮸쮸바를 머리가 깨지는 고통을 참아가며 흡입.

잠시후 소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는 다시 내려간다.

다운힐은 위험하다. 혼자타도 위험하고 클럽 멤버들과 타도 위험하다.

그런데 오늘은 생판 첨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라이딩 아닌가.

그럼 더 위험하겠지.

김형일 감독님의 신신당부를 머리에 새기고는 천천히 다운힐한다.


다시 이어지는 얕은 내리막의 평지.

올 때보다 갈 때가 더 쉽다. 그런데 그만큼 속도가 더 나니 그렇게 쉬운 건 아니긴 하다.

그래도 쭉쭉 밟아나가며 경산 도착.




▲ 신호를 기다리며.

곧바로 동촌 유원지 근처의 밥집으로 모두 이동한다.




▲ 이렇게 많이 세워놓는 건 처음봤다.




▲ 맛있는 점심식사.


효성형님, 현만형님, 나. 그리고 효성형님의 지인과 아는 사이인 경륜선수를 하시는 형님.

제가 성함을 안여쭈어봐서 죄송합니다. 얼굴은 아는데. 말씀도 재밌게 해주시고 좋은 정보도 많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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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다시 자전거 경기장으로 모였다.

잠깐 어중간하게 시간이 지체될 때 장만두님이 최지혜 선수랑 사진을 찍고 끝내는 타이밍에 들이댔다.

결과는.........




▲ 성공. 나도 모르게 광대승천.




▲ 선수 단체샷.


이래저래 사진도 찍고 인사도 하고 잘 마무으리!가 됐다.

그리고는 원래 다이어리를 나눠주려고 했는데 등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셨는지

싸이클용 양말로 대체하셨단다. 우와!!!!!! 이런 자전거 양말 필요하긴 했는데.

단가가 더 쎄단다. 그래서 더 좋다.

오케이2




▲ 보기만 해도 '나 좋은 양말이다!'라고 소리가 들리는 기분.




▲ 브라더스 멤버샷. 그러고 보니 낙현이랑도 같이 찍을 걸. 좀 미안하네.


그리고는 낙현이와는 헤어지고, 형님들과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는 해산.

나는 최대한 빨리 집으로 와서 다시 출근. 의외로 달려보니 거리가 꽤 되더라.







나름 재밌는 하루였다.

작년에 비해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좀 적어보자면.




좋았던 점.


1. 원포인트 레슨

나름 괜찮다고 생각. 미리 좀 적어갈걸. 아쉽다.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만약 초보였다면 저게 뭐 중요하나 싶을 거라 생각했지만

나름 이래저래 오래 타보면서 느낀 건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영상까지 촬영해놨다. 음하하하하!

홧팅2


2. 작년에 비해 길어진 라이딩 코스

작년에는 인원이 많아서 그런가. 남성현재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중간에서 U턴해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남성현재 정상까지 찍고 왔다. 그래서 난 더 좋았다. 흐흐흐...

다음에는 좀 더 길게해서 팔조령까지 찍고 오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초급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훈련된 사람들이 참가해야 하는 건 명확한 사실.


3. 훌륭한 보급

단백질 음료! 굿굿! 아이스크림! 굿굿! 점심도! 굿굿!

점심도 맛있는 밥 먹었다. 음하하하...




아쉬운 점.


1. 라이딩 참가비

작년에는 1만원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운영하시고 점심으로 도시락 주시고, 음료수 주시고 하는 거라면 만원은 진짜 말도 안되게 싼 거였다.

올해는 라이딩 참가비만 3만 5천원인데 운영, 보급식, 원포인트 레슨, 점심식사, 사은품, 후원의 의미 등을 따져보면 뭐 그리 비싼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한두푼에도 주머니 사정이 아쉬운 젊은 동호인들에게는 3만 5천원이면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라 생각하였기에 호불호가 갈릴거라 생각.

그래서 아쉬운 점에 넣어봤다.


2. 사진 촬영

사진 촬영은 개인 단위로 하는 것인지 단체로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

난 당연히 개인 촬영을 할 시간을 주는 걸로 생각했는데.

아니면 단체 사진은 원본이라도 받아봤으면...

그래도 다행인 건 최지혜 선수와 한 컷 따로 남겨서 정말 축복이라 생각했다.

이건 싸이클 팬 관리를 위해 어느 정도는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팬들과 함께 해준다면 팬들은 정말 높은 충성도를 보일거라 생각한다.

팬들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와 찍은 사진 한 장이 '그냥 사진 한 장'이 아닐테니 말이다.


3. 출발할 때 대열 정리

작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는 건데. 실제 라이딩을 시작하면서 대열을 맞춰놓고 출발했으면 좋겠다.

사실 20대 중후반 이상의 분들이 오는 자리에서 빠르게 친해지기는 어려운 게 사실.

차라리 어느정도 같이 오신 분들끼리 대열 맞춰놓은 후 출발합시다~ 해서 출발하는 게 어떨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의 정점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같이 달리니 황홀하기 그지없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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