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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18] 최정산/팔조령/헐티재

category 자전거/라이딩 기록 2014. 5. 19. 16:36

기자가 물었다. '왜 그렇게 산을 빨리 오르냐?'

마르코 판타니는 대답한다. '고통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


사이클리스트는 변태다. 고통을 즐긴다.

욕을 하면서, 짜다못해 끈적하고 시큼한 땀을 털어내면서 극한까지 몰아간다.

페달링이 안되면 댄싱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올라간다.


이렇게까지 타본 코스 중. 내게 있어서 최정산이 가히 최고였다.

비로봉 같은 코스는 엄두도 안난다.

그래서 이번 일요일은 팔조령 헐티재 코스를 타기 전에 최정산을 찍고 라이딩 하기로 했다.

헐티재 팔조령 코스보다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지는 팔조령 헐티재인데 거기에 최정산이라.

그래 뭐가 걱정이냐. 조금타도 힘들고 많이 타면 조금 더 힘들뿐이지. 힘든 건 매 한가지 아니냐.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밥을 든든히 챙겨먹고 나선다.

이젠 아침이 정말 시원하다. 새벽에 창문을 열고 잘 정도는 아니지만 아침 공기가 이젠 시원하게 느껴진다.

조만간 날이 빨리 더워지겠군.




▲ 집 앞에서 출발하기 전


기가 막힐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이런 날은 집에 쳐박혀 있으면 그건 범죄다.

청춘아. 밖에서 젊음을 불살라라!!!




▲ 가창으로 향하는 코스




▲ 팔조령으로 형하다 최정사 푯말이 보이면 우측으로 올라가면 된다.


처음가는 사람들이라면 조금 각오하고.

다음에 또 갈 분이라면 상체 운동 좀 더 하고.




▲ 초반부터 빨딱!


가파른 초반길인데 부부로 추정되는 라이더 두 분이 정겹게 오르신다.

최정산을 정겹게? 허허...

그래도 부럽다. 나도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쩝...

슬퍼3




▲ 푸르른 숲에 비해 욕나오는 업힐




▲ 역광의 묘미




▲ 할 말이 없다. 그냥 오르고 오를뿐.


투르드 프랑스나, 지로드 이탈리아나, 부엘타 에스파냐의 선수들은 어떻게 빠른 속도로 언덕을 올라갈까.

이런 미친놈들. 진짜 말도 안나온다. 그래도 꾸준히 자전거 탔다고 허리는 옛날만큼 아프지는 않다.

오히려 팔이 아프다.




▲ 정자가 보이면 마음을 1mg만 놓으시라.

끝이 가까워 졌지만 또다른 언덕이 기다리고 있나니.




▲ 캠핑장이 보이면 끝이나 마찬가지다.




▲ 최정산에서는 무조건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난 그렇게 해야겠더라. 무조건 남겨야겠더라.


가져간 보충제 섞은 물과 보급식으로 배좀 채워주고 출발한다.

최정산 다운힐은 엄청 위험하다. 브레이크 잠깐만 놓아도 순식간으로 속도가 높아지니까.

거의 낭떠러지 수준. 그런데 그걸 잊게만들 정도의 경치가 정말 대단하다.




▲ 훗. 팔조령...




▲ 최정산을 올랐더니 이건 재가 아니라 쨉 같은디.




▲ 드롭바도 함 찍어보고...


팔조령 휴게소에서 물도 채우고, 포카리 사서 보충제 물통도 채우고,

밀키스 하나 사서 시원스레 하나 먹고, 다시 보급식 먹고는 천천히 다운힐을 한다.

뒷바람이 불어서인가. 돌개바람이 불지 않아서인가.

다운힐이 오늘따라 여유롭다. 나 원래 다운힐 못하는데.


다운힐을 끝내고 헐티재를 향해서 달려나간다.

맞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오늘은 생각보다 탈만하다.

지나오면서 몇몇의 라이더들을 스치며 지나갔다.


가장 인상깊은 건 MTB에 자전거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아이를 태우고 가는 아저씨.

아저씨는 오히려 나에게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면서 나가는데,

뒤에 탄 조그만한 아이는 아버지의 마음과 즐거운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 청도방면에서의 헐티재 오르막


청도방면에서 헐티재를 올라가면 힘들긴 해도 짧아서 좋다.

제작년 말에는 팔헐 엄청 탔는데. 요즘은 영 시들시들.




▲ 경치가 제일 좋다고 생각되는 포인트


중간에 사진은 엄슴~ 왜냐면 너무 힘들어서.

최정산 데미지가 장난이 아니다. 진짜 너무 힘들어!




▲ 여기가 진짜 끝!




▲ 마무리는 셀카로...




▲ 용지네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 오늘의 기록


최정산 기록이 1분 30초 정도 줄었다.

그래도 힘든 건 매 한가지구나.


하루가 지나서 느끼는 건데 난 변태인가. 다음에 이 코스를 또 타고 싶다.

다음에 누구랑 같이 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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