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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1] 포항 아무렇게나 한 바퀴

category 자전거/라이딩 기록 2019. 9. 28. 14:55

매주 라이딩이 대구 근교라는 게 너무 지겨웠다.

일, 집, 익숙한 라이딩.

일상의 쳇바퀴에 자전거까지 익숙해져버린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신선한 공기, 처음 타보는 듯한 도로, 새로운 풍경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시간이 없지.

결국 다음과 같은 항목을 충족하는 곳으로 매주 투어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① 자동차 점프 이동 거리: 1시간 ±20분 (짧으면 짧을 수록 좋음)

② 라이딩 거리: 80 ~ 120km

③ 복귀 시간: 오후 2 ~ 3시 정도

 

처음부터 너무(?) 처음가보는 곳은 좀 그러니(??)

두어번 정도 가본 포항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출근하며 자전거를 자동차에 실어두고 퇴근 후 곧바로 안강역으로 갔다.

차 안에서 자고 이른 새벽에 곧바로 출근할 생각이었는데 초보자의 예상치 못한 실수가 여기서 나온다.

차가 ㅅㅂ 더워도 너무 덥다. 잠은 1시간 조금 넘게 잤나? 시동을 꺼놓으니 걍 찜통이다.

시동 걸어놓고 에어컨 틀고 자자니 이거 창문닫고 자면 뒤지는 거 아닌가 싶었다.

결국 잠깐 눈 붙이고(글자 그대로 잠깐 눈 붙이기만 함ㄷㄷ) 피곤기가 몸을 훑고 있는 상태에서

지대넓얕 들으며 미리 준비해놓은 커피를 홀짝였다.

 

점차 날이 밝았고 예상치 못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니...쏟아진다기 보다는 조금 내리는 정도.

그러나 라이딩은 나갈 수 없을 정말 애매하고도 모호하고도 야리꾸리한 상황.

비 때문에 출발시간이 많이 늦춰졌으나 비가 조금씩 덜내리기 시작하며 과감하게 출발하기로 결정.

경로를 대충 적어보자면 안강 → 송도 영일대 장사 안강이다.

그냥 안강에서 출발해 포항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쭉 훑으며 가다가 복귀하는 쉬운 코스였다.

 

포항 시내에 진입하면서는 비가 엄청 내려 편의점에서 잠깐 대기하다가 다시 비가

조금씩 덜내리기 시작하면서는 비가 아예 안내렸다.

이제 진짜 라이딩이라고 생각하면서 부터는 그냥 달렸다.

포항에서 군생활 하면서 봤던 도로, 바다풍경, 자주보던 건물 등이 눈에 들어왔다.

월포해수욕장을 지나 많은 펜션을 구경하면서 타다가 7번 국도타고 안강으로 향했다.

이때부터 해 다운 해가 뜨기 시작했고 아침에 비가온 건 거짓말 같이 느껴졌다.

적당히 바람도 많이 불어줘서 요정님이 밀어주는 것 마냥 바람빨 받으며 시원하게 내달렸다.

다시 샛길로 빠져 유유자적 라이딩을 즐기며 안강으로 복귀.

(사실 샛길로 빠져서는 너무 힘들고 궁디도 아파 버스정류장에서 잠깐 쉰건 안비밀)

 

차에 도착해서는 미리 얼려둔 얼음물을 마시고, 먹다 남은 빵으로 요기를 때우고,

같이 얼려둔 수돗물로 세수를 마쳤다. 집으로 가는 길에 잠이 너무와 잠깐 갓길에 세워

20분 정도 졸다 일어나니 살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본 하늘은

구름도 별로 없고 마냥 새파란 것이 오늘 즐거웠냐고. 근심좀 잊으라는 뜻인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해서는 짐을 모두 내리고 간단히 정리하고 나서 잠깐 죽었다 일어남ㅋㅋ

 

그동안 일요일에는 대구 근처만 라이딩했는데 스스로 핑계를 대며 피곤하니까.

어쩌고 저쩌니까. 시덥잖은 이유를 대며 귀차니즘을 정당화했는데 이래도 피곤하고

저래도 피곤하면 조금더 피곤해도 많은 걸 볼 수 있는 라이딩을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게 결론이었다.

다음주는 또 어디로 갈랑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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