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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먹었던 나날의 주기

category 일상 2016. 10. 9. 20:02

2016년 10월 02일 ~ 2016년 10월 07일


일이 끝나면 항상 생각나는 건 시원한 맥주.

그리고 맛있는 안주.

바삭거리는 과자나 먹을 거리와 국물이 조금 있는 그 무언가.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라 그에 발맞춰 자본주의는

나같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먹을 거리들을 쏟아낸다.

그런 우리들은 소비한다.

거기에 문화 컨텐츠랍시고 미드나 음악이나 영화를 소비한다.


아ㅋㅋㅋ 내가 지금 뭘 쓰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뱉어내긴 했는데 그냥 마무리하기도 귀찮고.

사진이나 올리련다.




감브리너스 프리미엄.

체코 맥주라고 하는데 내 미각이 민감하지 못해 풍미가 어떻고, 청량감이 어떻고, 목넘김이 어떻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냥 무난한 맥주.




블랑.

프랑스 맥주라고 하는데 이거 맛있다.ㅎㅎㅎ

뭔가 소주로 치자면 과일 소주같은 느낌인데.

마실 때 마다 느껴지는 향에 기분이 좋다.




난...분명...맥주만...마시고...잘라고...그랬...는데...

갑자기 뭐가 먹고 싶어져서 급하게 국수를 말았다.

내용은 없고 국수에, 다진마늘에, 초장에, 자른 김만...

그래도 맛있다.

내가 아는 분은 국수를 정말정말 좋아하셔서 아무런 소스나 국물도 없이 면만 드시는 걸 봤다.

정말 대단하신분ㅎㅎㅎ




앞산 카페골목에 있는 중국식 레스토랑 '목난'.

혁민형님께서 운영하시는데 맛이 예술이다.

아침 라이딩 후 와서 먹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음식 자체도 마싰다.

혼자와서 작은 쟁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먹는데 나름 깔끔하고 보기도 좋다.


처음에 단무지, 양파 등과 나온 춘권은 정말 바삭한 겉과 그 속에 있는 고기와 채소가 촉촉하게 입맛을 돋궈줬다.


이어 나오는 탕수육.

아는 사람 왔다고 특별히 서비스로 주시는데ㅎㅎㅎ

예전에 아버지께서 해주시는 스타일과는 다르게 고기를 길고 큼직하게 썰어서 튀긴다.

튀김옷 부풀리기는 아닌 것 같은데 튀김옷도 적당하고 고기도 질기지 않고 잘 씹힌다.

거기에 시큼하고 달짝찌근한 소스가 일품이다. 아...예술이야ㅎㅎㅎ


나는 내가 매운 걸 잘먹는줄 알았으나 이제와서야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거기에 빨간색 국물 위주라면 땀이 뻘뻘나는 게 나는 그쪽(?) 계통하고는 잘 안맞다.

결국 메뉴판에서 형님께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그나마 나은 나가사키 짬뽕을 좀 덜 맵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먹었는데.

오, 역시 이것도 맛있어. 사진이 조금 푸르른 느낌을 가지고 있어 맛없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국물만 하얀색일뿐. 조금 덜 맵지만 약간 짭쪼롬한 그런 맛으로 먹을 수 있는 짬뽕이다.


이날은 밥을 먹으면서 혁민형님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른 브라더스 형님들과 다르게 나와 비슷한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사람이 혁민형님인 것 같아

예전부터 맥주 한 잔 하면서 어떻게 살고 있으신지 여쭙고 싶었다.

그러나 서로 날이 안맞기가 일쑤라 내가 점심을 먹는 동안 잠깐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가 보다.

다들 겉으로 화려해보이고 힘들지 않아보이지만

각자 나름의 사연, 고통, 고민, 인내, 이상향, 즐거움이 모두 엉키고 뒤섞여 있다.

그런 나는 그들의 하이라이트만 보다 보니 내가 작아보이고 열등감에 쩔게끔 스스로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어찌보면 다른 사람이 나를 부러워할 수도 있을텐데.

그 한 달 전이 어쩌면 내 심적고통만이 크다보니 나밖에 안보였는 것 같다.

그런 이유로 굴러들어온 복도 차버리고ㅋㅋㅋㅋㅋㅋ 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


혁민형님께서도 겪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시지 않은 것 같다.

잘 먹고, 이야기도 잘 나누고.

다음에 또 오겠다는 인사를 하는 나에게 형님께서는 화이팅을 외쳐주신다.ㅎㅎㅎ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좋구나.




이날 하루는 뭔가 좀 먹고 싶은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몇 달만에 치킨을 시켰다.

예전에 일주일에 2~3번 정도씩 시켰던 거 같은데.




잠깐 놀러간 위드바이크.

동규형님께서 뭔가 자전거 한 대를 만지작 거리고 계셨는데 무려 어느 고딩의 자전거란다.

자전거에 꽂혀 알바를 하여 자기가 샀다고 하는데 허허...대단한 친구일세.

들어보니 뭔가 브레이크 규격이 좀 안맞아 세팅하려고 했는걸 다시 되돌리고 있다고 하셨는듯.

이날 형님 가게에서 밥도 잘 먹고 가방도 하나 얻어오고.

고마우신 분들ㅎㅎㅎ




이날도 역시 술이 땡겨...아님 정확히 부대찌개가 땡겨 차린 술상.

아...마성의 안주일세ㅎㅎㅎ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파아란 하늘이 고개를 들이민다.

은행 들어갈 때는 비가 엄청 오더니 일보고 나오니 하늘이 개었다.

정말 장난이 심한 날씨다.




뭔가 하얀색 스니커즈가 갖고 싶어서 샀다.

한국에서 만든 브랜드인데 뭔가 딱 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라 구입했는데 깔창이 참 예쁘다.




돔바에서 스니커즈를 싸게 팔길래 또 냅다 질렀다ㅎㅎㅎ

(요즘따라 신발 욕심이 나면 앞뒤 안보고 그냥 지르는듯ㄷㄷㄷ)

근데 아쉽게도 신발 오른쪽에 이상한 자국이 묻어있었다.

좀 짜증나지만 싸게 나온터라 그냥 신어야지. 뭐 저정도 흠이야 신으면 보이겠나?




아ㅋㅋㅋ 방금까지 이 사진이 왜 찍혔지? 내가 보통 다니는 이동경로가 아닌위치에서 찍은 사진인데?

계속 생각하다보니 결국 기억이 났다. 소니 AS 대리점에 내 액션캠 맡겨놓은 거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용지네거리에서 날이 너무 좋아 찍은 사진. 마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씨였다.




가끔씩 손님이 찾아오시면 대표님께서는 나에게 핸드 드립을 부탁하시곤 한다.

그러나 맛은 장담못한다는 게 흠일뿐ㅎㅎㅎ

정말 처음하는 것 보다는 나아졌지만 어깨너머로 배운거라 그냥 그렇다.

아직은 기계드립쪽이 편해서 그냥 그거 마심ㅎㅎㅎ




몇 년만인지 모르지만 6시에 퇴근을 했다.

물론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지만 일단 이 시간에 바깥에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뭐랄까.

진해해군기초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다가 웅동에 있는 야전교육대에 가기 위해

민간인들의 삶을 잠깐 보게된 그 때의 느낌이 제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버스타고 다니는 게 그리 번거롭더니만.

간만에 탄 버스는 내가 알아서 가고 알아서 세워주고.

적당히 졸음에 몸을 기대기도 하면서 음악에 취하게 해주는 아날로그 소품같은 느낌.

간만에 기분이 좋았다.




일찍 퇴근한 이유는 구미에 교육하러 내려오신 홍성욱 팀장님을 뵙기 위한 것.

제작년에 대표님 내외분과 홍팀장님을 지산동 어느 횟집에서 만난 것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반갑게 인사하고는 이래저래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도착한 곳은 반갑소.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소고기'도' 먹기 위해ㅋㅋㅋ 좋은 곳을 찾았다.


현재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서울에서 어떤 식의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당신이 직접 가르친다면 어떤식으로 가르칠 것인지 등에 대해서 들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또한 홍팀장님 자신에 대해서도 듣고, 내가 에전에 겪었던 그것에 대해 조언도 듣고.

참으로 값진 시간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줄이야ㅋㅋㅋㅋ


그 네 시간이 어찌나 훅~하고 지나가던지.

대표님께서 직접 동대구역까지 데려다 주시고는 우리는 다시 사무실로 왔다.

약간의 잡무를 하고 나서 나는 집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생각해보니 원래 소주 한 병만 마시려고 하다가 두 병이 넘어가더니.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각각 세 병 정도 마신 것 같다.

아...간만에 좀 마셨네ㅎㅎㅎ

이 길을 정말 오랜만에 비틀거리며 올라갔다.

예전에 허구헌날 비틀거리며 가던 거리인데 말이다ㅋㅋㅋ




다음날 숙취에 이제 다음주 토요일까지는 금주할 것을 맹세했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욕구ㅋㅋㅋ

아 미친다 진짜ㅋㅋㅋ 진짜 오늘까지만 마셔야지 생각하며 안마셔본 맥주 두 개를 찾았는데 그냥 보통이었다.

특별히 맛있지도. 특별히 맛없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