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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爾: King and the Clown, 2005)

category 論/영화 2018. 10. 24. 22:23


아는 형님에 이준기가 나오길래 왕의 남자를 제대로 정주행했다.

2005년도에 나온 영화지만 실제로 중간중간 짤막한 영상만 머릿속에 그득했지.

처음부터 어찌된 이야기인지 모르던 참에, 익숙한 얼굴이 예능에 나오니 흥미가 갔다.


이영화로 신인인 이준기는 스타덤에 올랐다.

그 당시에는 이준기의 정말 말도 안되는 비주얼이 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에서 막상 영화를 보니 그게 아닌 정말 엄청난 영화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연산군을 연기한 정진영.

연산군의 혼이 빙의된듯한 소름돋는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인 김윤석보다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광대놀음을 할 때, 갑자기 뛰쳐나가 받아달라고 하며 익선관을 바치는 그 상황에서는

미치광이 연산군이 내 앞에 있는 것 마냥 ㅈ됐다는 생각에 가슴 한쪽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며 애드립으로 상황을 넘기고, 또 왕과 마주하고.

죽었다 살아났다를 반복하는 걸 가슴으로 느낄 정도니 뭐 말 다했지.


다음으로 감우성.

자기가 생각하는 건 대담하게 밀어부치고, 권력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할말 다 하는 장생이.

뭔가 흠잡을데 없는 교과서적인 느낌.

장생이라는 인물이 실제 있었다면 영화 내내 감우성한테 빙의하지 않았을까.

허나 정진영의 포스가 압도적이어서 정진영 다음으로 생각이 나는 배우.


그 외에 이준기를 포함한 감초역할을 한 많은 배우도 기억에 남는다.

원래는 연극이었다고는 하나 살짝 다르게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수십년이 지났을 때 한국 영화에서 정말 손꼽히는 수작으로 뽑히지 않을까.


ps 나이가 드니 확실히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듯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