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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에 급 땡겨서 다음날 조조로 보러 감.

인원이 적어서 더 좋았다. ㅎㅎㅎ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강백호지만 이번 극장판에서는 송태섭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사실상 북산의 주전 멤버 다섯 명 중에 가장 비중과 배경에 대한 이해가 적은 인물이 아닌가.

강백호야 만화의 주인공이고.

서태웅도 많이 알려진 건 없지만 송태섭 보다는 배경이나 비중이 더 많고.

정대만은 중학교 때 촉망받는 선수였다가 무릎 부상으로 비뚤어진 길을 걷고나서 패싸움 후 다시 복귀했다는 스토리가 있고.

채치수는 북산의 주장이고 약팀에서 강팀으로 전체를 리드하는 동시에 체대 농구팀에서 스카웃 제의까지 받았고.

사실상 송태섭의 배경 이야기는 아는 게 없다.

실제 설정도 그렇게 정해져있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번 극장판을 통해 뒷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어차피 극장판의 스토리야 산왕전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지만 어떻게 전개될지가 궁금했다.

예고편에서도 봤듯이 첫 장면인 송태섭과 송준섭의 어릴 시절 농구를 하는 장면.

그 이후에 북산 멤버 하나하나가 스케치로 그려진 후 걸어가는 장면.(여기서부터 소름)

농구 시합이 시작되어 농구장에서 각 멤버가 움직이는 장면.(여기서는 소름에 또 소름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합이 어느 하나 과하지 않게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기존 팬에게는 추억을

새로운 팬에게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송태섭에게 주어진 여러가지 압박을 하나씩 풀어헤쳐 나가면서 결국 짧은 경기 내에서 각성함과 동시에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흘러나오는 락 음악은 슬램덩크를 보는 마음만은 그시대에 머무른 우리 동년배에게는

마약같은 황홀함이지 않았을까.

중간 중간 회상씬은 어찌보면 너무 지겹거나 루즈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성장과 각성의 한 계단 계단이고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진로였다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다.

러닝 타임 전체를 산왕과의 경기 장면으로만 가득했다면 이정도의 주목과 흥행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한 신파 요소도 조금 있었다고는 보나 설득된 신파는 신파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나는 괜찮았다.

(물론 모든 장면이 그런 건 아니다. 쥐어짜는 부분도 있긴 있었다.)

나는 먼지 켜켜이 쌓인 추억을 오랜만에 열어봤는데 그 추억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나도 나이가 나이다 보니 뜨거운 열정이 사그라들었나 싶었는데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심장이 너무 뛰었다.

사그라든것이 아니라 내가 눈여겨 보지 않았을 뿐인가.

올해도 열심히 내 몸 불태워서 재밌게 살아보자.

나는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