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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생 두 번째로 참가한 대회. 소백산 그란폰도.

몇주 전에 열린 무주 그란폰도의 메디오폰도와 동급이라고 하는데.

분명 완주는 할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의문이었다.


비가 내리는 일요일 새벽 4시 30분.

차에 안치이기 위해(!) 메신저백에 형광 바람막이로 살방살방 범어동 법원 주차장까지 가서 대기.

대구 도싸의 길로형님께서 나를 픽업하고는 곧장 영주로 향했다.

가는 내내 비가 오길래 엄청 걱정했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는 비가 싹 그치고 시원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내 고향 봉화, 그리고 옆 동네 영주.

내가 살던 고향 주변에 이런 무지막지한 언덕이 많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초반 퍼레이드를 시속 38~40km으로 돌파하는 무지막지한 라이더들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 팀브라더스는 꿋꿋하게 35km로 라이딩. 몸을 조금 풀어주며 살방살방 오르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나도 모르게 오버페이스를 밟아가다가 결국 16% 표지판을 보고

몇 미터 못가서 클릿을 빼버렸다.

헐...지난 최정산 도전 2회 때 끌바했는데. 그 이후로 옥녀봉이 처음이었다. 이런.

옆을 지나가던 현만 형님. '성훈씨! 왜 그래요! 다리에 쥐났어요?'

'아니요, 오바이트할 것 같아요. 최고심박 넘을라 그래요.' 외치고는 20미터가량 걷다가 다시 클릿을 끼우고 페달링.

결국 몇 미터 안가니 정상이네. 아고 아깝다.


정상에서 바나나와 빵과 물로 보급을 채웠다.

그 때 대구 도싸의 홍일점이자 작년 에덴벨리 힐클라임 스프린터 대회 여자부문 1등을 하신 해영 누님이 지나간다.

'해영 누님 힘내세요!'했지만 쳐다보지 않으시더라. 아...안들리는가보다. 하기사 심박 엄청 높아서 뭐가 보이겠나 싶더라.

만진 형님이 올라오고 나서 다운힐을 한다. 사고가 나서 실려가는 분도 있었다.

조심조심해서 다운힐 후에 저수령 입구까지 쭉~ 땡겨준다.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뒷바람이 불어 땡기는 만큼 달릴 수 있었다.


저수령 입구에 도착하고 나서 그냥 쭉쭉 달린다.

앞에서 멘탈이 탈탈 털린 나는 오버페이스를 밟지 않기위해 그냥 묵묵히 꿋꿋하게 페달링을 해나간다.

옆에서 현만 형님이 내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셨다.

쭉쭉 올라가다 보니 앞 사람과 옆 사람이 거의 그룹이 되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이 올라간다.

어찌어찌 올라가니 또 정상이 나오네. 거기서 오이와 포카리스웨트로 보급을 끝마치고 물통을 가득 채우고는 만진 형님과 만나 다시 다운힐을 한다.

아까보다는 다운힐이 좀 덜 위험했으나 급격한 커브가 두 세군데 있더라. 또 엠뷸런스가 어딜 급하게 가는걸로 보아 또 사고가 났나보더라.


다시 짧은 평지를 달리며 이리저리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리고 죽령 입구에 도착.

현만 형님과 이런저런 노가리를 까며 얕은 오르막을 꾸준하게 올라갔다.

끝날듯 끝나지 않는 언덕을 페달링을 열심히 해서 정상에 도착.


얼른 자전거를 주차시켜놓고 수박 흡입, 메달 받고 쭈쭈바 흡입,

완주기록증서를 받고는 길고긴 다운힐을 하여 점심을 먹으로 갔다.


오랜만에 참가한 대회였는데 지난 대회때 보다 잘 달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좀 더 노력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기록을 내면 좋겠다.


각 언덕별 간단 요약을 내 마음대로.

옥녀봉 : 최정산의 2/3 느낌. 경사는 1~2% 낮은듯.

저수령 : 헐티재랑 비슷. 길이는 더 긺.

죽령 : 팔조령이랑 엄청 비슷. 근데 죽령은 저수령에서 올라가나, 풍기쪽에서 올라가나 비슷한 느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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