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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 자기가 챙기는 사람이 되자.

category 일상 2010. 11. 17. 23:31
방금까지 배가 무지하게 아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복통이었다.
화장실가서 힘주는 스타일(?)의 복통은 아니었다.
체해서 속이 더부룩한 그런 스타일도 아니었다.
마치 복서가 내 위장을 샌드백 삼아 뱃속에서 원투를 계속 날리는 아픔과 같았다.
한순간은 진짜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도저히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거 같아 대표님께 1시간만 일찍 끝내면 안되겠느냐고 요청했다.
일찍 가라는 답변을 듣고나서 1~2분이 있으니 내몸이 화장실에 가라고 신호를 주는 게 아닌가.
엥?

일을 끝마치고 나니 180도...정도는 아니고 한...130도 정도는 아까의 상황과 바뀌어 있었다.
뱃속은 이미 차분해졌다가 들끓을 것 같은 조짐이 느껴지길래 따뜻한 물을 좀 마셨더니 다시 가라 앉았다.
내가 그리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식으로 복통이 느껴질까 생각해봤다.

오늘 저녁에 먹은 김치찌개가 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고춧가루.
굉장히 맛있어서 국물까지 다 먹고, 용환이가 남긴 김치찌개의 김치를 다시 덜어서 먹기까지 했으니까.
뭐 보통사람 같으면 이정도가지고 아무렇지도 않을 거 같지만 내가 느껴본 바.
내 어릴적 식습관으로 인해 속이 다 버렸기 때문에 이정도의 매운맛만 봐도 속이 뒤집혀 버린 거라고 판단했다.

어릴 적 나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었다.
밤 10시든, 11시든. 배가 고프다? 그럼 그냥 부엌에 가서 대접에 하얀 쌀밥을 마구마구 퍼놓고
참기름에 고추장을 듬뿍 넣어 막 비벼먹었다.
라면? 최대 4개까지 먹어봤고, 평소에는 3개를 먹었다. 2개를 먹을 때는 밥을 말아 먹었다.
치킨? 그 당시에는 2마리를 하나의 세트로 파는 곳(파닭이나 호식이 같은 스타일)이 없었기 때문에
스머프 치킨을 매번 시켜먹었는데, 이거 한마리를 나 혼자 다 먹을 수 있었다.(지금은 불가능)
피자? 그냥 동네피자 라지 한판 끝.(지금도 라지는 가능할듯 -_-)
군대에 가서도 새벽 1시든, 2시든, 3시든 상관없이 배가고프면 라면을 끓여먹었다.
그것도 2개 정도의 분량으로. 먹을 때도 씹어먹는 게 아니고 거의 삼켜먹는 수준이었으니
내 스스로가 내 위장을 혹사, 학대를 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난 이렇게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걸 군시절 상경 때(2006년 쯤으로 기억) 처음 알았다.
내가 왜 살이 안빠지지? 라고 생각하며 두 그릇째 밥을 푸고 있는 나를 보았을 때였다.
내가 무식했던건지, 무던했던건지. 아니면 둘 다였는지 모르겠지만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참 답답했다.
혼자 잠들면서 방귀가 그리도 많이 나왔는데, 그 냄새는 굉장히 역했다.
(그래도 난 구수하다~ 하면서 그냥 가만히 있었지만...)
이게 내 속이 많이 안좋다는 증상인줄도 모르고 혹사당한 상태에서도 계속 학대를 했다니......

어제 밤에도 통맥을 먹고 아~ 좋다...했는데 지금은 속도 아프고, 계속 뱃속에서 여기저기 찔러대고 있고, 피곤해 죽을 거 같다.
이제부터 몸좀 챙겨야겠다. 고춧가루 많이 들어간 음식하고, 밀가루, 튀김, 기름기 많은 음식, 커피, 야식, 술 등을 멀리해야겠다.
최대한 세끼를 챙겨먹되,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못먹을 경우. 특히 아침같은 경우는 미숫가루라도 먹자.
거기에 양은 '아, 이정도면 괜찮군.'이라고 느껴질 정도로만 먹어야 겠다. 아...진짜 계속 쓰면서 속에서 부글부글 거린다.

또 쓰면서 느낀건데 왜이리 손발이 차갑냐. 체했나?
몸에서 열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데, 감기 기운이 있나?

어쨌든 빨리 일 끝나고 집에가서 전기장판 설치해놓고 쌍화탕 하나 데워 마시고 자야겠다.
내일은 좀 늦게 나오자. 자취할 때는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아고 머리야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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