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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 2018) ★

category 論/영화 2018. 12. 23. 22:59

최근에 본 영화중 이만큼 재밌는 영화는 없었다.


완벽한 타인.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멋져보이게 살고 싶어하지 않은가.

멋진 집, 좋은 차, 눈길이 가는 시계.

실수없이 처리하는 업무, 여유있는 태도.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라는 존재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이 들때가 있다.


왜 나만 이렇지. 왜 나만 힘들까 등등.


나는 학생들 앞에서는 힘든 내색 없이 니가 원하는대로 살라고 이야기하고 쿨내 풍풍 풍긴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열등감에 휩싸여 위에 적어놓은 감정 때문에 몇 주 정도를 힘들게 인생 밑바닥을 찍고 올라온 적이 있었다.

어찌보면 누구보다도 남들의 눈치를 본 건 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걸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거 인정하고 그러한 감정에 솔직해진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는데도 말이다.


허나 완벽해보이는 사람들도 막상 알고보면 실수 투성이다.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비밀이 하나 쯤은 있다.

와이프하고도 사이가 별로 안좋다. 일하다 실수한 거 숨기고 만회하느라 바쁘다.

사업한답시고 일벌리고 말아먹고를 반복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기분 나쁠 정도로 무시 당하기도 한다.

성인이 된 딸래미는 말도 안듣고 엄마하고 맨날 싸운다.


알고보면 그들도 사람인데. 나와 똑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거고.

그들도 열심히 일해서 벌어놓은 재산으로 살아가고 있는건데.

단지 우리가 본 건 그들이 이뤄놓은 것 뿐이고.

나도 그들과 다를 게 없는데.


요즘들어 다시 맨탈이 살짝 맛이가려고 하려던 찰나.

나름 재밌게 주의를 환기시켜준 고마운 영화다.

맨프럼어스 처럼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시나리오 자체는 상당히 괜찮은듯 하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원작이 따로 있고 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 한다.

1차 창작물을 신성시하는 나에게는 다소 아까웠던 부분이긴 하나

잘만들어진 2차 창작물도 나쁠건 없다 생각하여 내 '영화(소장)' 폴더에 소중히 옮겨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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