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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일한지 근 3주.


처음에는 시간을 보태고 보태도 할일이 끊임없이 있었지만

근무 시스템을 체계화 시켜 약간이나마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잠을 자는 것이지만 자전거를 너무나도 타고 싶은 마음에

전날 오후 수업, 야간 근무, 오전 업무를 후다닥 해치우고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팔조령까지 가기에는 너무 먼것 같고 그나마 짧은 헐티재가 시간상 맞았다.

해가 정수리 위에 떠 있을 제일 더울 때 라이딩이라니.

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미친 짓을 하지 않았을까.


헐티재 초입부터 자전거를 안탔다는 걸 실감했다.

다리도 너무 무겁고 심박도 금방 올라버린다.


자전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군.


사실 초입만 잘 넘어가면 정상 직전까지의 헤어핀까지는 별 문제는 없다.

날이 굉장히 더웠지만 호숫가 근처나 항상 그늘이 생기는 구간은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은 것 마냥 시원했다.

이런 구간을 지날 때는 가슴 한쪽이 두근 거리고, 뇌에서는 그에 반응하여

뿌옇게 김이서린 욕실 거울을 보듯. 옛날의 라이딩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그래, 과거에 얽매이는 건 좋지 않지만

추억을 기반으로 미래를 사는 건 나쁘지 않군.


화학작용이 일어나듯. 지금의 생각이나 느낌이 행복하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느낌은 앞으로도 자주 느끼지 못할 귀한 감정이라 생각했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당시의 느낌이 전해져온다.


그런데 아뿔싸.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나올 때 양갱이라도 하나 먹자고 생각했던 걸 깜빡했다.

봉크 느낌이 오더니 결국 정상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허기가 많이 져서 힘들었다.

어떻게든 정상은 찍었다만 곧바로 내려가다간 어지러워 쓰러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갔다오며 휴식을 취했다.


다운힐에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힘이 없어 마음껏 밟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날이 비거나 시간이 허락되는 한에서는 운동 좀 해야겠다.

나를 위해서, 나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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