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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자전거를 차에 싣고 영주에서 한바리 하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코스는 옛날 소백산 그란폰도 코스인 ① 옥녀봉 → ② 저수령 → ③ 죽령.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의 순서대로 가려고 했으나 가민 520에 넣어둔 코스를

내가 잘못보고 길을 가는 바람에 코스를 역방향으로 타게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차타고 오는데 엄청 추워서 긴팔 이너웨어를 입어야 하나 걱정했지만.

걱정은 쌈싸먹어도 되는듯한 날씨. 오히려 더워서 반팔을 입어야하나 생각이 들정도다.

날은 쾌청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햇살은 살짝 따갑고. 자전거 타기에 정말 최적의 날씨다.

새벽에 기쁜 마음에 일어나 차타고 오면서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그 다음 휴게소에서 1 듀물랭도 해서 컨디션은 최강이었다.

8시에 도착하나 싶었지만 50분 정도가 지난 9시에 가까운 시간에 도착했다.

일단 서천 강변에 차를 세워두고 출발.




먼저 올라간 곳은 죽령.

원래는 죽령이 맨 마지막이었으나 출발지점과 복귀지점의 복귀 코스가 비슷해서 내가 가민 520 화면을 잘못보고 죽령으로 먼저 들어갔다.

헐팔 타고 싶었지만 팔헐 타지뭐...라는 느낌으로 타면 안되겠나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실수


죽령은 팔조령(청도방면에서 올라오는 길)과 비슷한 느낌의 코스다.

길이는 조금 더 길고, 코스는 조금 더 나이내믹하다.

팔조령은 평균경사도 6%로 위아래로 굴곡이 없이 그냥 쭉~ 뻗어있는 타입의 코스이다.

죽령은 평지도 좀 있고, 살짝 가파른 구간도 있어서 팔조령 보다 타기가 조금 더 재밌다.

옛날 죽령 힐클라임 대회 생각하면서 탔는데 어느 순간 정상이 보였다. 헐...

나도 그냥저냥 시간을 보낸 게 아니었어. 나름 실력이 붙었구만. 후후훗...




죽령의 길고긴 다운힐을 마치고 내려와 긴 평지를 달린다.

역방향으로 달리니 내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가민 520에 넣고온 코스만 보면서 달린다.

시골이니 달리기 쉬울 거라는 생각은 잠시 던져두고 시골길이 조금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망할놈의 버스가 썡쌩달린다. 진짜 한 번은 큰 삼거리에서 버스가 속도를 내며 달려나오는 걸

나의 방어 라이딩(?)으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겨우 비켰다. 시벌럼...


계속 달리다보니 저수령 입구가 나온다.

마치 여릿재 올라가는 길이 생각나는 입구.

그리고 바로 보이는 업힐.

가창 방면에서 올라가는 팔조령 느낌이지만 길이 좁고, 커브가 상당히 심하며, 더 가파르다.

10~13%가 쭈욱 이어진다. 그냥 닥치고 밟는 수밖에.

계속 오르다 보면 경사도가 살짝 얕아진다. 중간지점에는 쉴수 있는 구간도 존재하지만 정상에 가까워지면 다시 가팔라진다.

물론 입구의 경사도보다는 약간 덜 가파르다.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날도 어둑어둑해지고, 까마귀도 내 머리 위를 빙빙 돌고, 저 멀리에는 폐허도 몇 군데 보이고.

혼자 타서 그런지 조금 무서웠다. 다니는 차도 없고...

정상에서 인증샷 찍고 바로 다운힐.


다운힐을 해보니 엄청 꼬불꼬불했다. 딱 초반 다운힐만 위험하고 그 뒤에는 쏘쏘.




저수령 다운힐 끝나고 약간의 평지 이후 다시 오르막.

처음에는 그리 가파른줄 모르다가 거의 끝으로 갈수록 욕만 나오는 업힐만 있을 뿐이다.

초반 업힐이야 살방오르면 된다지만 곤충테마파크, 곤충생태원 등이 있는 길을 오르는데는 풀이너로도 안된다.

여길 미드컴팩을 안달고 왔다면 나는 지금쯤 끌바를 하고 있겠지...하는 생각뿐.

최정산도 허리가 안아팠는데 이 길에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다.

마치 육개령을 타면서 한재를 오르는 그 느낌이랑 상당히 비슷했다.

백두대간 타면 아마 여기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끌바하겠지?

와리가리 하기에는 길 폭이 너무 좁고, 클릿을 풀어버리면 다시 타고 올라가기에도 상당히 힘들것인디...

과연 다들 컷오프 당하지 않을 수 있을랑가 모르것다.


옥녀봉 다운힐 하는데 엄청 위험하네.

옛날. 이걸 역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하니 이건 미친짓이었던 거 같다ㅋㅋㅋ 그것도 스탠다드로ㅋㅋ




서천 강변으로 겨우 복귀하고 콜라 흡입.

그리고 집으로 복귀.

밥먹고 한 10분 정도 앉아있다가 뻗은듯.

뭐 쉴 날도 넉넉한데 자뿌지 뭐ㅋㅋ